전설의 시대 – 예지자와 음유시인

문게이트가 열리면서 무거운 소풍 바구니를 양 손에 든 마법사가 걸어나왔다. 정착지에 있던 몇몇 가고일이 그녀를 보고 손을 흔들었고, 마리아도 바구니를 내려놓고 손을 흔들었다. 마리아는 몇 주에 한 번씩 차를 마실 겸 낙사틸로를 찾아왔다. 현자는 스크리 철판구이나 연어에 엉겅퀴 차와 같은 터 머 음식을 대접했고, 가고일 원로는 그 대신 문글로우의 제빵사가 만든 패스트리로 단 맛을 음미했다. 오늘 마리아는 패스트리뿐만 아니라 누젤름의 양념으로 버무린 대추도 가져왔다. 둘이서 꽤 오랜 시간을 역사와 심원한 지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시야에 현자의 집이 들어왔다. 그녀는 무장한 가고일 두 명이 정문을 지키고 서 있는 것도 보았다. 그녀가 다가가자, 무장한 가고일들이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고 문을 막고 있던 보병창을 거두었다. 돌집 안에 가자 그녀의 친구가 무의식 상태로 이불에 누워있었다. 그의 몸은 고열에 덜덜 떨고 있었다. 가고일의 여왕 자아가 현자의 옆에 앉아 그의 손을 잡고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마리아의 기척을 느낀 여왕 자아는 돌아보며 말했다.

“문글로우의 마리아여. 그댈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죠?”

“낙사틸로가 예지에 집중하던 도중에 쓰러졌다. 무언가의 영향을 받아 이렇게 되었지.”

여왕 자아가 홑이불을 들추자 늙은 가고일의 날개가 마치 누군가 베고 불로 지진 것처럼 심각하게 짓뭉개져 있었다.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그가 회복할 수 있을까요?”

“나도 모른다. 우리 중에서도 가장 오래 산 가고일이고, 그만큼 오래 산 가고일도 없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가 잠에 들 수 있게 도와주는 것뿐이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이제 그를 안전하게 모실 수 있도록 여왕의 도시로 그를 옮길 것이다. 이런 짓을 한 게 뭐든 간에 다시 시도할 지도 모르지. 지금 보고 들은 이야기를 그대의 왕에게 전하라.”

여왕 자아가 자신의 문장으로 봉인된 두루마리를 마리아에게 건냈다.

“무엇이 우리에게 다가오던 우린 필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

음유시인 분도르는 짐꾼들이 마지막 가구를 방으로 옮기는 걸 보면서 상자에서 깃펜을 꺼냈다. 빌린 방은 작았지만 그의 계획을 실행하기엔 충분했다. 짐꾼들이 떠나는 모습을 보며 그가 짐꾼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필기구를 꺼냈다. 옆에 있는 책상에선 마법 깃펜이 계속해서 종이 한 장을 계속해서 복사하고 있었다.

잠시 후, 최고급 비단으로 만들어진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방으로 성큼성큼 들어와 그의 맞은 편에 있던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잉크병을 만지작 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제게 뭔가 물어보고 싶은 표정이시군요, 부인.”

마키아벨리는 웃었다.

“정말 제정신이야? 옛 친구들을 다시 불러모은다고?”

분도르는 종이 한 쪽을 건냈다. 마력이 깃든 책상에서 깃펜이 복사한 종이였다. 그녀는 종이를 힐끗 쳐다보았다.

“저 엉터리같은 구어체는 늘 나를 울게 만들었지. 뭐, 그렇긴 해도 옛날같이 흥분되던 나날을 그리워했던 건 사실이야. 좋아. 당신에게 특종 하나를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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